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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환학생/교환학생 일기

[독일 교환학생] 쾰른 외곽지역 기숙사/비자발급의 문제

캔비 2018. 7. 27.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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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 배정되어 느꼈던 행복과 기쁨이 벌써 다 닳았다.. 아.. 방을 못 구해 정신이 반쯤 나가있던 불과 몇 주 전의 내가 들으면 진짜 복에 겨운 소리라고 하겠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조건 행정구역 '쾰른'에서 살라는 기파견자 언니의 말씀.. 내가 배정받은 기숙사의 행정구역은 쾰른이 아니다. 진짜 다리 하나 차이로 외곽지역에 배정됐다. 가격도 244유로로 매우 착했고, 며칠 전에 사전탐방 갔을 때 내 나이 또래의 전세계 학생들이 모여 사는 '기숙사 타운'을 보고.. 꼭 여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이었는데 다리 하나 차이로 비자 받기가 쾰른보다 훠어얼씬 힘든 곳이라고 한다.


먼저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온 언니가 죽어도 거기에 살지 말고 무조건 '쾰른'에서 살라고 하셨는데, 당장 드는 생각은 100통 넘게 메일을 보내, 5~10통정도의 답장을 받고 그것도 영어면접을 합격해야만 얻을 수 있는 사설 플랫을 구하러 다닐 엄두가 안 나서 그냥 일단 이 기숙사에서 살고 싶다는 것 뿐이다. 나 너무 미련한 건가... 기파견자의 조언을 듣고도 거기에 사는 게 맞나..ㅠㅠㅠ 싶다.. 근데 지금 당장은 그냥 방 구하러 다닐 게 너무 아찔하다ㅠㅠ


그 언니가 진작에 외곽지역에서 살지 말고 무조건 쾰른으로 방 구하라고 하셨는데 그게,, 그 언니가 살았던 행정구역이 내가 앞으로 살게 될 바로 그곳인지 방금 전에야 알게 됐닼ㅋㅋㅋ.. 설마 내가 배정받은 여기가 기파견자언니가 살던 그곳이겠어~ 하며, 기숙사 오퍼를 받고 너무 기뻐 덩실덩실 춤을 췄던 과거의 나..ㅋㅋㅋㅋ How silly...^^


일단 비자를 받기가 힘든 이유는

1. 그 지역 사람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 (진짜 다리 하나 차이로.. 쾰른 외곽지역 분들은 영어를 잘 못하더라..) 심지어 외국인청 직원들도... (그럼 외국인청인데 영어를 할 줄 아는 건 기본이 아닌가..? 하지만 여긴 외곽지역이라는 거 ^^ 외국인청 직원도 영어를 못 할 수 있구나..하하)

2. 외국인청까지 거리가 왕복 4시간이다^^ 비자가 한 번에 안 나고 여러 번 빠꾸먹을 거 생각하면 벌써부터 발암인 부분이다..^^ 차라리 한 번에 컨펌되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두 시간 걸려 갔는데 '이거 없어, 안돼!' 이러면.. 진짜... 심지어 그게 여러 번 반복되면.. 후.... 혈압 오를 듯

3. 쾰른지역 애들은 테어민 없이도 아침 일찍 가서 줄만 서면 30분만에 비자발급이 완료된다고..^^ 하지만 여기는 무조건 테어민을 잡아야 한다! ㅋㅋ 근데 테어민도 바로 잡히는 게 아니라... 행정처리가 겁나 느려서 2주는 기다려야 하는 듯..ㅠㅠ

따라서 한 번 빠꾸 먹으면-> 다시 서류준비 ->테어민 잡기= 최소 2~3주 뒤에나 두 번째 기회가 온다는 것.

미친 거 아닌가..ㅠㅠ

차라리 두 번만에 컨펌이 나면 몰라ㅠㅠ 한 번 더 빠꾸먹으면 플러스 삼주... 그안에 슁겐조약 기간 90일 다 끝나겠다 엉엉 ㅠㅠ

게다가 오피스아워 때문에 테어민이 잡히면 그날 수업은 빠져야 된다..ㅠㅠ

 CBS(Cologne Business School) office 에 가서 이러이러한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독일 온지 ~일 째인데 비자가 안 나와서 도와달라고 해도.. 몇 날 며칠을 방문해야 겨우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온다고..ㅠㅠ


나.. 독일 온지 지금 1주일이나 됐으려나ㅠㅠ 독일 이미지 너무 좋고 지금까지 만났던 독일인들.. 대부분이 So kind so handsome so great 인데ㅠ 아직 이 이미지 지키고 싶은데ㅠㅠ

내가 학교 대표로 교환학생 온 마당에 이 고생을 해야 되나 싶기도 하고.. 차라리 워킹홀리데이가 낫겠다 싶다ㅠ 울 학교 이름을 걸고 나왔으면 방은 좀 보장해주고, 비자는 좀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왤케 울 학교 학생들 호구로 만드나요ㅠ 흡.. 중대는 교환학생을 1순위로 기숙사에 넣어주면서... 정작 자학교 학생은 외국에 가서 방 구하는 것도 고생하고 비자 하나 받는 데도 고생하고... 이런 푸대접을 받습니다.. 

물론 국제처에 유학원급의 지원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자학교 학생이 슈퍼 을이 되어 개고생하고 오지는 않게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교환학생 안 썼지요..

글로벌한 대학교 만들겠다고 외국 학교 협정 늘리고 외국인 학생 많이 받기 전에, 우리 학교 학생 한 명이라도 불편함 없이 다녀올 수 있도록 챙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먼저 갖춰져야 한다.



사실 좀 많이 울었다.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을 줬나 싶었다. 같이 파견되는 애는 쾰른으로 배정됐다는데, 그냥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처음에는 좀 울먹울먹했다. 눈물이 찔끔 났다. 하지만 화장도 해야 했고, 더 울면 그 화장이 번질 것도 같았고, 일단은 그냥 막막한 기분이 컸다.

화장하는 도중에 엄마에게서 보이스톡이 왔다. 일단 화장을 다 하고 다시 보이스톡을 했다. 엄마가 밥은 먹었냐고 했다. 사실 어제 근처 마트에서 산 인스턴트 크뇌델을 대충 조리해서 한 덩이 먹은 게 다였는데 일단은 그냥 대충 먹었다고 얼버부렸다. 그리고 엄마한테 막막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내가 앞으로 비자를 받기 위해 겪어야만 하는 고생들을 하나하나 말하는데, 그만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엄마가 감기걸렸냐고 했다. 아니라고 하자, 우냐고 물으셨다. 그말을 들으니 갑자기 눈물이 미친듯이 차올랐다. 꾹 참으려고 했는데 한 번 터지고 나니 더 이상 누를 수가 없었다. 결국 그냥 흐르게 두고, 못다한 이야기를 마쳤다.

잠시 후 아빠에게서 보이스톡이 왔다. 아빠는 차근차근 앞으로 해결책을 찾아보라고 하셨다. 지금 당장 이렇다 할 방법이 없으니 일단 한 달동안이라도 그 방에 들어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한 달동안 해결책을 찾아보라고 하셨다. 당장 새로운 방을 구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라고 판단하신 듯 했다. (생각해보니 정말 맞는 말이다. 아빠의 결단력에 또 한 번 놀랐다..)

한인교회 목사님께 메일을 보내, 비자를 발급하는 데 이러한 문제가 있으니 도와달라고 해보라고 하셨다. 기숙사측, 학교측에도 메일을 보내보고 버디를 붙여달라고도 해봐야겠다. 오늘은 내일 기숙사오피스에 가서 할 말을 영작... 해야겠다(영어를 못해서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고, 지금 바꿀 수 없는 문제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전화 끊고 또 울었다..ㅎ

처음에는 내 막막한 비자발급건 때문에 울었다. 그러다가 든든한 부모님께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났다. 부모님 없었으면 나 혼자 어떡했을까, 하는 생각에 막 눈물이 났다. 좀 지나자 툭하면 우는 나 자신이 한심해서 눈물이 났다..ㅎ

아무튼 좀 많이 울었다. 하...........방금 알았는데 옆방에 호스트가 자고 있었따..ㅎㅎ 내가 울면서 통화하고 하는 소리를 다 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넘 쪽팔리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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